"난 올해 결혼 할 꺼야.. 지금이 4월이니 좀 서둘러야겠지?"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어선 신도림의 모씨는 연애 얘기만 하면 거두절미하고 결혼의 강력한 의사를 피력했다
"이번에 소개팅 나갔는데 우울한 기분은 또 뭐죠?"
수원의 모씨는 매번 소개팅자리에서 막대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기약 없는 상대의 문자 메세지였다
"저 같이 바보 같은 사랑은 하지 마세요"
구로의 모씨는 7년의 연애 끝에 얻은 것은 그녀의 바람이라며 그 동안의 헌신적인 사랑을 자책했다
1. 시작은 경쾌하게
푸른빛을 머금은 브러시에 약간의 물을 섞고 날마다 펼쳐지는 일상 위에 슥~슥~ 덧칠하다보면 싱그러움이 프로펠러 경비행기를 타고 나무 잎사귀들을 경유하며 생기를 퍼뜨리는가 하면 솔로들의 귓볼을 자극하여 그들로 하여금 가까운 지인들에게 "요즘 날씨가 좋아서 말이야~ 소개팅 좀 시켜줘~"라는 멘트를 자연스레 이끌어내기도 하는 요즘이다
매번 커플들 속에서 '고독을 벗삼아 여유를 찾는 것이 이 시대 인류의 마지막 사명'이라며 싱글의 장점을 설파하더라도 "너 소개팅 해볼래? 괜찮은 사람이라던데.."라는 지인의 지나가는 말에 넙죽 "응!" 이라고 외치며 "오늘 날도 좋은데~ 점심은 내가 살께! 뭐 먹으련?"이라며 소개팅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피력 한다고해서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때라는 것에 두말할 나위 있겠는가
좋다. 대개가 천재지변이 있지 않고서는 소개팅이라는 것은 성사 되는 것이므로 약속 장소에 있는 본인을 발견할 것이고 커피숍에 은은한 아카시아 향이 당신의 코끝을 간지럽힐지라도 아직 소개팅 상대방이 자리하기 전이라면 명심 해야 할 것이 있다
"힘을 빼라~"
장기간 솔로였던 당신이라면 금방이라도 로맨틱 코메디의 주연을 꿰 찰 준비를 할 수도 있고 혼기가 꽉 찬 당신이라면 상대에게 물어볼 꽤나 계산적인 조건들을 머리 속에 메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가정은 대놓고 던진 바깥쪽 '볼'이지만 그대가 행여~ 설마~ 움찔하며 방망이를 휘둘렀다면 당신은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기대감이라는 풍선이 부풀어오른 뒤 맞이하는 상황은 대개가 바람에 실려 훠이~훠이~ 날아가는 것이거나 팽창과 압력을 이기지 못한 표면이 펑! 소리와 함께 조각나는 것이므로 소개팅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무럭무럭 자란다면 잠시간의 명상에 잠겨 '내려놓음'을 되뇌고 힘을 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퀄리티 스타트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 후 인기척과 함께 누군가 착석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한가로운 공원을 거닐다 우연히 마주하는 것처럼 상대를 대하라.
2. 연애는 균형 있게
서로에 대한 호감은 10월의 때 아닌 소나기처럼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고 천천히 스며들어 결국 흠뻑 젖을 때쯤 느끼는 것이라고 해도 누군가 좋아하는 마음을 열어 보인다면 그것은 연애항선에 돛을 다는 계기가 된다. "함께 저을래?"라는 70년대 느끼한 멘트와 노(물을 헤쳐 배를 나아가게 하는 기구)를 건냈을 때 정~~말 고맙게도 쿨한척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사이좋게 노를 나누어 저으면 그만이니 꽤나 순조로울 것이다.
이어서 설레임과 흥분이 교차되어 나아가는 초반의 연애항로는 미세한 촉각에도 '어머~!' 하며 홍조를 띄는 것이고 소소한 뷰에서도 '멋지다!' 는 감탄사를 아밀라아제와 함께 연발 분사할 만큼 즐거울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노를 균형 있게 젓는 것이다. 어느 일방이 대형마트에서 저렴한 건전지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직렬이든 병렬이든 무수히 많은 회로를 수족에 연결하여 사이보그를 연상케 할 만큼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여 노를 젓는다면 연애 항로는 조금씩 어긋날 것이다.
그렇지 않길 바란다면, "힘을 빼라~"
그리고 상대방이 보는 시선과 노를 젓는 리듬을 잘 읽고 힘의 형평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온전한 항로를 따라 나아갈 수 있음은 물론이요, 놀이터의 시소를 함께 타다 일방의 체중이 과하여 다른 일방이 흥미를 읽고 떠나는 등의 유사사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3. 이별은 자연스럽게
추억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선명하게 현상할 수 있음만큼 사랑한다고 외쳐도 "이제~ 그만하자"라는 상대의 말 한마디에 산산 조각나는 것이 연애관계일 수 있다. 부서진 연애의 조각을 줍다가 손 끝을 강하게 베여 피가 철철 흘러도 멈출 수 없는 것이 '미련'이라고 했던가.
"힘을 빼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연애 사이클이 존재한다. 때로는 가볍게 뛰고, 때로는 질주하고, 때로는 쉬어가기도 하는데 정해진 순차가 있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시간이 할당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의 사이클에 맞추어야 할 의무도 없거니와 상대를 본인의 사이클에 강제로 맞출 수 있는 권리도 없다. 그저 힘을 빼고 각자의 싸이클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의 만남을 기분 좋게 추억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인생은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 '500일의 썸머'를 보았다면 썸머와 이별 후 톰이 어텀을 만나는 아래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저를 보신적이 있다고요?"
"네~"
"전 당신을 못 봤는데.."
"주위를 둘러 보지 않았었겠죠~"
...
"전 톰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어텀이에요~"
모름지기, 푸른빛 여름을 보내고 다가올 오색빛 가을을 맞이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우리는 연애에 있어 너무 힘을 들인다. 조금만 힘을 뺀다면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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